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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게임은 세키로로 처음 입문했다. 그 손맛이 좋아서 소울 시리즈 본가가 궁금했고, 요즘 워해머 토탈워3팍스데이, 메이플스토리를 번갈아 붙잡다가 오랜만에 소울류가 당겨서 다크소울2 스칼라 오브 더 퍼스트 신을 잡았다. 문제는 시작하자마자 터졌다. 세키로처럼 쳐내기로 밀어붙이던 버릇이 여기선 하나도 안 통했다. 구르기 타이밍은 어색하고, 무기를 휘두르면 스태미나가 순식간에 바닥나고, 잡몹 두 마리만 붙어도 협공에 그대로 눕는다. 첫날 3시간 동안 필드 잡몹한테만 10번 넘게 죽었다.

그렇게 헤매다 본편에 DLC 3개까지 다 밀고 나니 1회차 클리어에 60시간이 걸렸다. 사망 카운트는 259번. 이 글은 소울 뉴비인 내가 직접 어디서 죽고 어디서 편했는지, 보스별 체감 난이도가 어땠는지 밟은 순서대로 적은 기록이다.

스칼라 에디션부터 알고 들어가자

이게 그냥 다크소울2가 아니라는 걸 한참 뒤에 알았다. 스칼라 오브 더 퍼스트 신은 본편에 DLC 세 개를 통째로 합친 합본이고, 여기에 원판에 없던 원죄의 탐구자 알디아라는 숨은 최종보스가 추가돼 있다. 적 배치와 아이템 위치도 원판이랑 다르게 갈아엎어져서, 옛날 원판 기준으로 짠 공략 영상을 그대로 보고 따라가면 몹 위치가 안 맞아서 오히려 낭패를 본다. 나도 초반에 이걸 몰라서 없는 아이템을 찾겠다고 빈 방을 몇 번씩 돌았다.

DLC 세 개는 각각 가라앉은 왕의 왕관, 철의 옛 왕의 왕관, 상아 왕의 왕관으로 묶인 왕관 시리즈다. 이름이 왕관인 데는 이유가 있다. 세 지역의 최종 보스를 잡고 왕관을 다 모으면 저주에 완전 면역이 되고, 죽어도 망자 외형으로 안 바뀌며 체력 게이지가 깎이는 페널티도 사라진다. 회차를 넘길 생각이라면 이 왕관들이 사실상 필수 편의 장비다.

다크소울2 스칼라 오브 더 퍼스트 신 플레이 장면
스칼라는 본편에 DLC 세 개를 합치고 숨은 보스를 더한 합본이다

본편은 보스보다 필드가 무서웠다

시간 순으로 보면 초중반에 나를 죽인 건 보스가 아니라 필드 그 자체였다. 259번 죽은 것 중 70% 가까이가 보스전이 아니라 지형과 협공 몹이었고, 보스전 사망은 다 합쳐도 50번 남짓이다. 특히 왕도를 지나 넘어간 아마나 제단이 최악이었다. 발밑은 안 보이는 물이고, 물속에는 원거리 마법을 쏘는 사제가 숨어 있고, 발을 잘못 디디면 그냥 익사한다.

내가 필드에서 어이없게 죽은 유형은 대체로 비슷했다. 향나무를 먹으려고 뛴 점프를 거인 화톳불 찍는 점프로 착각해서 주탑에서만 몇 번을 낙사했고, 아마나에서는 물속 사제의 유도 마법을 회복약 마시다 얻어맞고 그대로 익사했다. 어두운 구간에서 횃불을 들면 방패를 못 들어 협공에 눕고, 스태미나 관리 감을 못 잡아 무기를 두세 번 더 휘두르다 반격에 죽는 식이었다. 이 구간들은 보스처럼 패턴을 외운다고 되는 게 아니라 지형 자체를 몸으로 외워야 뚫린다. 뉴비가 초반에 사망 카운트가 폭증하는 건 실력보다 이 지형 학습 비용 때문이다.

후반 본편 보스는 오히려 쉬웠다

이상하게도 후반으로 갈수록 보스전은 편해졌다. 캐릭터 스펙이 올라온 데다 보스 모션도 큼직해서 보고 피하기 좋았다. 왕의 방패 벨스타드는 공격 범위가 생각보다 길어서 회복약 마시다 한 방 찍히긴 했지만, 모션이 커서 잡는 자체는 무난했다. 거미 형태의 프레이자, 쌍용기병, 거울기사 같은 애들은 후반 스펙으로 만나니 거의 호구였다.

애를 먹은 쪽은 딜이 센 소수였다. 벤드릭은 데미지가 미쳐서, 조공용 거인 소울을 충분히 모으기 전에 잡아보겠다고 깝치다 8번 죽었다. 횡베기 연타를 한 대 맞으면 다음 타까지 확정으로 이어지는데, 그 상황에서 구르기가 이상하게 안 빠졌다. 반면 오래된 용, 그러니까 고룡은 계속 위로 날아올라 브레스만 쏴대는 통에 두 대 치고 빠지고를 무한 반복해야 해서, 어렵다기보다 지루하고 성가셨다.

후반 보스가 쉬웠던 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 앞의 지옥 같은 필드가 나를 억지로 성장시켜 놓은 결과였다.

본편 최종 보스인 나샹드라는 연전 뒤에 등장하는데도 오히려 허무할 만큼 쉬웠다. 얘가 왜 최종 보스인가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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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끝은 알디아였다

나샹드라를 잡았다고 끝이 아니었다. 스칼라 한정으로 원죄의 탐구자 알디아를 보려면 조건을 채워야 한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다.

1. 진행 도중 특정 장소에서 알디아와 3번 대화를 나눈다
2. 선택 보스인 벤드릭을 처치한다
3. 그 뒤 나샹드라를 쓰러뜨리면 알디아가 숨은 최종 보스로 등장한다

내가 본편 보스전에서 낙사한 게 이 알디아 하나뿐이다. 2페이즈에 스태미나가 딸린 채로 화염구를 맞고 죽기도 했다. 그래도 3번째 시도에서 직접 잡아냈는데, 후반 스펙이 워낙 높아 순수 체력전으로 밀어붙일 수 있었다. 진짜 마무리를 보고 싶다면 나샹드라에서 멈추지 말고 이 조건을 꼭 챙기길 권한다.

DLC 첫 관문, 가라앉은 왕의 왕관

본편을 끝내고 넘어간 DLC는 결이 달랐다. 필드보다 보스 밀도가 높고, 함정과 기믹이 악랄하다. 첫 DLC인 가라앉은 왕의 왕관에서는 잠자는 용 신드래곤과 초라한 여왕 엘라나가 기다린다. 신드래곤은 독 브레스로 지형 전체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독 저항을 안 챙기면 딜 넣을 자리 자체가 없어진다.

이 지역부터 프롬이 뉴비를 놀린다는 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발판, 벽 뒤에서 튀어나오는 함정, 협공을 유도하는 좁은 통로가 계속 나온다. 보스보다 그 사이 길목에서 더 자주 죽었다. 엘라나는 소환 몹을 계속 불러내는 타입이라, 여왕 본체보다 잡졸부터 정리하는 순서를 잡는 데 시간을 더 썼다. 딜 타이밍을 못 잡고 조급하게 붙었다가 광역기에 쓸려 나간 적도 여러 번이다.

다크소울2 DLC 왕관 시리즈 후반 지역 이미지
DLC는 필드 기믹이 악랄해서 보스보다 이동 구간에서 더 자주 죽는다

철의 옛 왕의 왕관, 여기서 진짜 벽을 만났다

두 번째 DLC인 철의 옛 왕의 왕관 지역은 순수 보스 난이도가 가장 높았다. 여기엔 연기의 기사 라임, 알론느 경, 그리고 청염 용철 데몬이 있다. 개인적으로 1회차 통틀어 가장 어려웠던 순수 보스는 알론느 경이었다. 검압 판정이 넓고 딜 타이밍이 인색해서, 조금만 욕심을 부리면 바로 응징당한다.

청염 용철 데몬은 원판 용철 데몬의 강화판인데, 장판과 폭발 딜이 흉악해서 회피 동선을 통째로 다시 짜야 했다. 몸에 불이 붙은 순간 주변 바닥이 통째로 폭발하는 광역 패턴이 있어서, 근접으로 붙는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한 번에 체력이 반 넘게 날아간다. 이 구간에서만 회복약을 수십 병 태웠고, 방어구를 불 저항 위주로 갈아 끼우고 나서야 겨우 딜 각이 보였다. 반대로 보스는 아닌데 나를 미치게 한 함정 몹들도 여기 몰려 있다. 공략을 모르고 힘으로 밀면 욕이 절로 나오는 방들이 있어서, 이럴 땐 자존심 버리고 위키 한 번 열어보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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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 왕의 왕관과 뉴비가 남기는 팁

마지막 상아 왕의 왕관은 얼어붙은 설원 지역이다. 투명 호랑이 아바, 쌍둥이 사자 러드와 잘렌, 그리고 최종 관문 불에 탄 백왕이 차례로 나온다. 백왕은 앞 보스를 잡자마자 곧바로 붙어서, 감정을 추스를 새도 없이 얻어맞다 보니 실제 난이도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게다가 이 지역은 눈보라 때문에 시야가 좁아, 몹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 채로 좁은 통로를 밀고 나가야 해서 보스 앞까지 도달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내 1회차 DLC 보스 체감 난이도는 알론느 경, 불에 탄 백왕, 청염 용철 데몬 순으로 매워졌다.

60시간을 갈아 넣고 나서 뉴비 입장에서 남기고 싶은 요점은 이렇다.

  • 세키로식 쳐내기 감각은 버려라. 다크소울2는 스태미나를 아끼며 구르고 빠지는 게임이다
  • 사망의 대부분은 보스가 아니라 필드다. 아마나 같은 구간은 지형을 먼저 외워라
  • 벤드릭이나 청염 용철 데몬처럼 딜이 센 보스는 조공과 저항 세팅을 먼저 챙긴 뒤 붙어라
  • 나샹드라에서 멈추지 말고 알디아 조건을 채워 진짜 마무리를 봐라
  • 회차를 넘길 거면 왕관 3개를 다 모아 저주 면역부터 확보해라

다음 목표는 2회차에서 계약 아이템을 마저 파밍하고, 3회차를 빠르게 밀어 남은 도전 과제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소울 본가가 처음이라 겁먹고 시작했는데, 필드에 두들겨 맞으며 억지로 성장하는 이 흐름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세키로만 붙잡던 사람이라면 손맛이 꽤 다르니 각오하고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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